문화적 발원지가 문화적 중심이 되는 것은 아니다.
원조, 근원, 발원, 시초
이런 표현들이 결코 완성이나 흥행을 대신하는 것은 아니다.
원조 맛집이라고 방문했다가 실망했던 경험은 한두 번 있을 것이다.
문화나 미술도 마찬가지다.
처음 시도한 최초의 예술가가 최고의 자리를 차지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그 드문 예술가 가운데 굳이 꼽자면
서양에서는 피카소를 꼽을 수 있고
우리나라에서는 겸제 정선을 들 수 있다.
입체파 화가이자 입체파의 최고봉으로 꼽는 피카소
진경산수화의 개척자이자 완성자인 겸제 정선
이렇게 서문을 열고나니 피카소와 겸제 정선 비교라는 주제는
최소한 미술 전공 석사급 이상의 논문 주제로 적합해 보입니다.
학부생이 졸업논문으로 준비해도 좋을 것 같고요.
겸제 정선의 여러 작품을 일러스트로 작업했는데 그 가운데 유독 눈에 들어오는 작품은
뭐니 뭐니 해도 작고하신 이건희 회장도 애장품으로 수장했던 인왕제색도가 아닐까 싶습니다.
국보라 지금도 최고 수준이지만 '이건희 컬렉션'으로 더욱 가치가 올라갔다고 봐야하겠지요.
인왕제색도 실물은 9월 26일까지 국립중앙박물관 상설관 2층 서화실에서 전시된다고 하는데 코로나가 좀 잠잠해지면 저도 실물을 영접할까 생각 중입니다.
국보라는 단어만으로도 해당 작품의 역사적 가치와 예술적 의미를 짚어볼 수 있겠지만 보면 볼수록 매력이 더해지는 볼매 작품을 육안으로 영접할 수 있는 것도 영광이겠지요.
앞서 소개한 작품과 유사해 보이지만 배경이 다른 디자인입니다.
여기에 사용된 배경은 실제 유화 작품을 바탕으로 삼았고 앞서 소개한 자료는 일러스트로 직접 작업했던 것입니다.
유화로 제작한 배경이 더 생동감 있고 예술적 감흥이 크다고 볼 수 있습니다.
작품이다 보니 배경까지 모두 목업으로 하나씩 제작했는데
그 제작 과정을 살펴보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먼저 배경이 되는 갤러리 스타일의 깔끔한 목업을 제작했습니다.
배경 유화를 먼저 깔고요.
그 위에 인왕제색도를 올렸습니다.
느낌이 참 몽환적입니다.
동서양 문화의 융합이기도 한데 전 개인적으로 이런 느낌의 작품을 좋아합니다.
갤러리에 모델이 빠지면 섭섭하지요.
그래서 이에 어울리는 모델을 섭외(?)했습니다.
크게 보면 이런 모습입니다.
각기 다른 붓 터치가 어우러져 묘한 분위기를 연출합니다.
인왕제색도에 사용된 일러스트 패스입니다.
패스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진경산수화의 제 멋을 살릴까 고민했던 아이디젠의 노고(?)가 역력하네요.ㅎㅎ
작품에 대한 추가적인 정보를 정리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인왕제색도의 제작 동기는 여러 설이 있으나 의미를 놓고 보면 평생지기인 이병연의 쾌유를 빌고자 제작했다는 설이 가장 합당해 보입니다.
묘사하는 바는 비가 온 뒤 운무(안개)가 피어오르는 인왕산 풍경을 묘사한 그림입니다.
조선 후기 진경산수화를 대표하는 걸작으로 금강전도와 함께 대표적인 겸제 정선의 작품이기도 합니다.
인왕산은 산 전체가 화강암으로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실경산수화라면 흰 바위로 표현하는 것이 바르겠지만 인왕제색도에서는 검은색으로 표현을 하였지요.
그 이유는
바위의 중량감과 위압감을 표현하여 우리 산세가 가진 기상을 표현하기 위한 독창적 표현기법이라고 합니다.
또한 바위와 운무가 주가 되는 작품에 있어
두 소재 모두 흰색으로 표현할 경우 자칫 둘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단점을 극복하고자
바위를 검게 표현하고 운무를 희게 하여 습한 운무의 사실감을 더했습니다.
먹물로만 표현해야 하는 당시 채색 기술을 고려한다면 기발한 발상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바위는 북찰감을 살려 제작한 것이 특징인데 일러스트로 작업하면서 어떻게 표현할까 참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붓으로는 붓을 옆으로 뉘어 빗자루를 쓸어내리듯 쭉쭉 그어 내리면 되는데 일러스트로는 그게 쉽지 않으니 고생을 했지요.
이 작품은 다 좋은데 유독 눈에 거슬리는 부분이 한 곳 있습니다.
바로 산 정상이 잘려나갔다는 것이죠.
그 이유를 찾아보니 산의 웅장함과 산에 집중하라는 겸제 정선의 숨은 뜻이 담겨 있다고 하네요.
원작자의 의도를 무시하고 전 산 정상까지 모두 표현하였습니다.
제 디자인 의도는 정상 위에 있는 대상물을 표현하는 데 중점을 두었기에 잘린 정상으로는 온전히 내재된 의미를 표현할 수 없어 그리했습니다.
이 작품에 있어 유독 눈에 들어오는 대상물이 있으니
바로 두 채의 집입니다.
작은 집은 겸제의 절친인 사천 이병연의 집이고
큰 집은 두 사람의 스승인 김창흡의 집이라고 합니다.
그럼 겸제 정선의 집은 어디에 있느냐?
위쪽에 숨겨 좌측 운무에 가려져 있다고 보는 견해가 지배적입니다.
어린 시절 평생지기인 이병연과 함께 스승 김창흡의 집을 들락거리던 시절을 추억하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진경산수화는 우리 민족의 문화적 자긍심과 우수성을 알릴 수 있는 우리 고유 산수화풍입니다.
실경산수화가 형체 중심의 산수화라면 진경산수화는 정신 중심의 산수화라고 합니다.
진경이라는 단어를 풀어보면 참된 모습을 그릴 때는 그 정신과 마음을 얻음을 귀하게 여긴다.
형체만 그리고 정신을 놓치기보다는 색채를 생략하고 정신을 살리는 것이 낫다고 보는 것입니다.
인왕제색도를 활용한 다양한 활용 사례입니다.
이런 활용 목적을 위해 크기, 위치, 색상 등 변형과 수정이 용이한 일러스트 벡터로 제작한 것입니다.
전시회 부스 연출도 가능합니다.
원안 형태로 출력하면 모던한 공간에도 기품과 전통을 담는 신비한 힘(?)을 얻을 수 있습니다.
일러스트 벡터의 장점을 살려 이렇게 커다란 광고 게시판의 배경으로도 활용할 수 있습니다.
사무실 분위기를 확 바꿀 수 있는 인테리어 용도로도 활용할 수 있습니다.
예제에는 공간에 맞춰 편집본을 사용했습니다.
유심히 보시면 아시겠지만 다 부분에 표현이 일반 단면이 아닌 원단 느낌이 적용되었지요.
맞습니다.
일러스트로 원단 패턴을 제작하여 하늘 부분에 적용한 것입니다.
침실용은 좀 작아야 할 것 같아 이렇게 연출했습니다.
이 느낌은 무더위에 지친 아이디젠의 잠시라도 청량감을 맛보고자 의도한 연출입니다.
정말 시원한 곳으로 피서를 가고 싶네요.
색상을 어떻게 적용하느냐에 따라 작품의 분위기가 많이 달라집니다.
이런 예술적인 쇼핑백을 제작한다면 내용물보다 쇼핑백에 더 눈이 가겠네요.
이 디자인은 특수한 목적으로 제작한 원래 취지에 가장 어울리는 디자인입니다.
스토리보드가 따로 있으나 여기서는 생략합니다.
가려진 부분이 지금까지 소개한 디자인과는 좀 다릅니다.
퀄리티 역시 가장 섬세하게 별도로 작업한 소스입니다.
다 비슷해 보이지만 이 디자인만 좀 다르답니다.(비매용)
한국화 작업을 몇 번 했기에 이런 대작도 일러스트로 그릴 엄두를 냈습니다.
과거라면 저도 꿈도 못 꿀 작품이나 요즘은 적극 시도를 하고 있답니다.
양보다는 질에 더 비중을 두고 있어서 그렇습니다.
한국화라는 표현을 종종 사용하는데 제 기준에서 한국화는
우리 민족만의 고유 정신을 창의적인 기법으로 표현하는 작품들을 뜻합니다.
겸제 정선이나 추사 김정희의 작품이 대표적이지요.
분류로 보자면 한국화는 동양화 범주 안에 있습니다.
우리가 일상에서 접하는 대부분의 그림들은 동양화라고 볼 수 있겠지요.
조선 전기 산수화를 대표하는 안견의 몽유도원도도 그려볼까 고려했으나
중국 풍의 화법과 현재 일본 대학에 소장되어 있다는 것이 걸려 현재는 포기한 상태입니다.
훗날 겸제의 금강내산전도처럼 다시 고국의 품으로 돌아온다면 몽유도원도도 도전해보아야겠습니다.
스토리가 살아 있는 작품들은 그에 준하는 대우를 해야 하기에 그리는 것도 고된 일이지만
소개하는 것도 허투루 할 수 없어 많은 고심을 해야 합니다.
오늘따라 그림만 딸랑 소개해도 되는 SNS가 참 부럽네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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