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험한 기운을 쏟아내는 일월오봉도(feat. 한국의 미)

 

해외에서도 우리 문화의 우수성과 아름다움을 자랑하고자 한국인의 행사, 한국 문화 체험 등 다양한 행사를 하고 있는데요.

마땅한 배경을 못 구해 고민하시는 분들이 제게 종종 연락을 주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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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대사관, 한국문화원, 한국공연단 등 여러 단체에서 제 디자인을 가지고 다양한 문화 행사를 하고 계시니 나름 뿌듯합니다. 이것도 나라사랑, 국위선양이니까요.

외교부에서 제작하는 한국 콘텐츠에도 제 디자인들이 소개되는 것도 자랑스럽고요.

게다가 대한민국 대통령도 제 일월오봉도를 선택해 주셔서 명절 선물 디자인으로 소개되기도 하였습니다.

 

그래서 책임감도 크고 부담도 많이 됩니다.

잘못된 정보로 엉뚱한 콘텐츠를 제작하여 세간의 혼란과 분쟁을 일으킬 수도 있으니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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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소개하는 콘텐츠도 자칫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을 것 같아 미리 이렇게 사전 공지를 하는 것입니다.

전통의 모양도 아니고 전통의 색감도 아니지만

이렇게 표현할 수도 있다는 실험적 디자인을 소개하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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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전통 회화 가운데 일월오봉도는 모두 직사각형 형태를 취하고 있습니다.

다들 영화나 드라마를 통해 보셔서 아실 테고요.

그런데 가끔 이런 일반적인 형태가 아닌

정사각형 형태를 찾거나 심지어 세로형 직사각형 형태를 찾는 분들이 계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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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위의 이미지와 같이 좌우를 눌러서 작업을 해보았습니다.

못 봐줄 수준이네요.

 

 

그래서 이렇게 나름 크기와 구도를 잡고 작업을 해보았습니다.

이렇게 만들어 놓으니 그나마 찾는 분들이 계시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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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만들어 놓고 썩 만족스러운 결과가 아니었기에

개선안을 마련하고자 늘 고민했는데 오늘에야 마무리를 지었습니다.

솔직히 이런 그림에서 영험한 기운이나 영기를 느낄 수 있다는 것은 거의 사기죠.

그림이야 전통 일월오봉도의 모습을 그대로 따랐지만 그냥 모양만 흉내 낸 것입니다.

 

적어도 이 정도는 되어야 영험한 기운과 신묘한 일월오봉도의 화풍을 따랐다고 할 수 있겠지요.

그럼 제작 과정을 보실까요?

 

배경을 먼저 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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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것 없는 배경이지만 크게 보면 가죽 패턴과 한지 패턴이 결합된 혼합 패턴입니다.

 

 

먼저 파도를 올리고요.

 

 

푸른 파도 위에 물보라와 물안개를 올립니다.

컴퓨터그래픽의 힘이죠.

손으로 그린 그림을 이렇게 표현하려면 정말 애를 먹어야 합니다.

 

 

폭포가 쏟아지는 기암괴석을 올리고요.

 

좌우에도 태고의 모습을 갖춘 기암괴석으로 균형을 맞춥니다.

 

 

오봉산을 올립니다.

평소에 소개하던 오봉산과는 모습이 좀 색다르게 제작되었습니다.

 

그것 아시나요?

여기까지만 그리면 오봉도입니다.

 

 

해와 달이 더해져야 일월오봉도가 됩니다.

 

 

장생물 가운데 하나인 바위(기암괴석)을 전면에 배치하고

 

 

왕을 상징하는 소나무를 넣어야 비로소 온전한 일월오봉도가 완성됩니다.

청록산수법에서 표현되는 소나무는 이런 방식으로 제작됩니다.

우리가 익히 보는 산수화에 등장하는 소나무와 그 제작기법과 표현방식에 있어 차이를 보입니다.

이런 부분은 전통을 무시해서는 안 되니 온전하게 전통기법 그대로를 따랐습니다.

 

 

끝으로 한국의 미를 캘리그래피로 제작해서 올립니다.

 

이렇게 독특한 정사각형 형태의 일월오봉도가 완성되었습니다.

청록산수법을 완전히 파괴한 새로운 일월오봉도 색감이 적용되었는데 뭔가 색다른 전시나 공연 배경에 어울리는 콘셉트입니다.

저처럼 평범을 거부하는 기획자라면 이런 시안도 한 번쯤 고려해 볼 것 같네요.

 

참고로 2023년 현재는 이 디자인보다 더 웅장하고 영험한 기운을 발산하는 VIP 일월오봉도가 제작되었습니다.

이름하야 "폐하" 시리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