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바이러스의 기원이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는 박쥐
그 이전에도 긍정적인 이미지는 아니었는데 더욱 혐오스러운 존재로 각인되는 것 같습니다.
이런 혐오스러운 박쥐가 전통 디자인 요소로 많이 사용된 이유는 뭘까요?
저도 문양 공부를 하기 전에는 이해가 가질 않았답니다.
생긴 것도 그렇고 정감도 가지 않는 박쥐가 왜 문양이며 실생활 미적 요소에 어김없이 등장하는지 납득이 가질 않았습니다.
그런데 문양 공부를 하면서 박쥐가 문양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아주 큰 대표적인 동물문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지요.
이후 저도 적극적으로 박쥐무늬를 그리기 시작했고 문양에 다양한 방식으로 적용을 하게 되었습니다.
옛날에는 한자어를 그대로 가져와 편복문이라고 불렀답니다.
편복(蝙蝠)은 박쥐의 한자 말입니다.
여기서 복이 복(福)과 발음이 같아 '복'을 상징하게 되었고 '복'과 '행복'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문양이 되었습니다.
또한 박쥐는 알을 많이 낳는데 이런 이유로
다산, 풍요, 부부금슬을 상징하기도 합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기회주의자'라는 것은 후대에 만들어진 편견인 셈입니다.
원조는 긍정적 의미들이지요.
그래서 전통적으로 여인들은 박쥐와 관련한 문양을 생활 다방면에 두루 활용하였답니다.
가구, 의복, 침구류, 주방기구, 생필품 등에 두루 박쥐 문양을 활용하였다고 하네요.
한복에서는 흔히 볼 수 있지요.
박쥐 문양은 단독으로 사용하는 경우보다 반복적으로 사용되거나
혹은 둘, 다섯이 함께 사용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쌍 희(囍)자가 문양에서는 두루 활용되는 대표적인 문자이듯
동물문으로는 박쥐가 대표적인 동물입니다.
그래서 두 마리를 같이 쓰면 '쌍복'을
다섯 마리는 인생에서 바람직하다고 여겨지는 다섯 가지 복을 상징하는 '오복'을 뜻합니다.
오복은 장수(長壽), 부귀(富貴), 강녕(康寧), 유호덕(攸好德), 고종명(考終命)의 오복(五福)을 뜻합니다.
장수는 오래 사는 것
부귀는 부유하고 귀하게 사는 것
강녕은 건강하고 편안하게 사는 것
유호덕은 덕을 좋아하여 즐겨 선행을 행하려고 하는 마음가짐
고종명은 하늘이 부여한 천명(天命)을 다 살고 죽는 것을 뜻함
좋은 의미는 다 모여 있네요.
와당에서도 감초처럼 등장하는데
암막새에는 동물적인 형태에 가까운 그림이 쓰이고
수막새에는 기하학무늬 형태로 상징화된 박쥐 문양이 종종 사용됩니다.
문양의 변천사를 유추하여 정리해 보면 이런 모습입니다.
사료로 증명된 것은 아니고 제가 다양한 박쥐 문양을 그리다 보니 이런 식의 변천사를 거치지 않았을까 추측해서 그려본 것입니다.
여기 소개된 문양들도 보시면 두 마리 박쥐가 쌍을 이루는 모습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것입니다.
모양들은 다 제각각인데 모두 박쥐를 상징합니다.
정보도 검색하고 그림도 그리면서 느낀 것은
왜 우리 조상들이
박쥐 문양을 그토록 널리 사용하였는지 그 이유를 알게 되었지요.
복을 달라고
행복하고자 하는 염원을 담았던 것이지요.
현실은 지지리 복도 없고
늘 불행한 삶의 연속이었을 테니까요.
이 글을 보시는 모든 분들에게는
만복이 함께 하시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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