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과 관련한 이야기를 시작하면 서양에서는 장미나 튤립을 떠올리고
동양에서는 모란, 국화, 난 꽃, 연꽃 등을 떠올리는 것일 일반적인데
여기에 언급된 꽃들의 제왕이자 가장 고귀한 꽃은 낯설고도 생소한 태평화라고 합니다.
대체 태평화가 무슨 꽃인데 이토록 거창한 것일까?
궁금하실 수 있을 텐데 실물을 영접(?) 할 수 없는 가상의 꽃이기에 우리에게 생소한 것이랍니다.
아이러니한 것은 무슨 꽃인지조차 알 지 못하는데
한두 번은 우리가 스쳐 지나가면서 보았다는 것이죠.
바로 여기에 등장하는 꽃잎을 펼쳐놓은 것 같은 단청 이미지가 태평화랍니다.
울긋불긋한 연화문 말고 녹색 테두리에 검정 바탕의 흰색 꽃이 바로 태평화죠.
바로 위의 사진과 같이 태평화는 매화점과 함께 표현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태평화는 임금(왕)과 아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는데
용이 임금의 근접 거리에서 임금을 수호한다면
태평화는 임금이 거주하는 건물 즉 궁궐 곳곳에서 액운과 잡귀를 물리치는 벽사의 의미로 표현됩니다.
이해를 돕기 위해 먼저 우리에게 친숙한 "용"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상상의 동물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용"
이 용이 상징하는 바는 "왕(제왕, 황제)"
그래서 임금의 얼굴은 용안
임금의 옷은 용포
임금의 왕좌는 용상이라고 부릅죠.
실존하는 동물도 아닌 가상의 동물을 왜 그토록 신성시했을까?
과학적인 논리와 입증을 통해서 가치를 인증받는 현재의 가치관에서 보면 참 이해가 가질 않는 부분입니다.
더군다나 신성한 힘을 지닌 상서로운 존재라는 이 '용'도 가루다(금시조)의 한낱 먹잇감에 지나지 않는데 말이죠.
참고로 가루다 역시 가상의 동물로 새들의 제왕이라고 하는데 상세한 설명은 인터넷을 참조하십시오.
과학이 모든 것을 대변하는 것도 아니고 항상 옳았던 것도 아니니 과학적 입증이나 실증이 절대적인 가치 판단이 될 수는 없겠지요.
천동설을 굳게 믿었던 과거 과학자들도 그렇고 과학적 잣대를 종교에 가져가면 답이 나오질 않습니다.
세상에는 이렇게 절대불변의 진리는 없다는 것이죠.
그래서 사람들은 뭔가 우리가 범접할 수 없는 "세상 너머"를 동경하게 되었고
그런 인간의 바람으로 탄생한 것들이 문양으로 고스란히 표현되었습니다.
그러고 보면 과거 문화와 예술은 상상 속의 존재들과 상징적인 문양들로부터 비롯된 것들이 참 많습니다.
오늘은
그 가운데 "용"에 버금가는 상징적 의미를 지닌 태평화에 대해 보다 상세한 정보를 전달하려고 합니다.
이 글을 보시기 전 여러분은
세상에서 가장 존귀한 상징적 의미를 가진 '태평화'를 들어보신 적이 있나요?
태평화는 두 가지 의미를 갖고 있는데
하나는 꽃잎이 사방으로 펴져 정면으로 보이게 그린 꽃무늬라는 일반적 정의와
다른 하나는 잡귀를 막고 액운을 몰아내는 벽사의 의미로 사용되는 문양이랍니다.
용이나 해태와 같이 상상 속의 상징적 문양이지요.
2013년에 관련 작업을 위해 직접 속초 낙산사까지 다녀와 관련 자료를 포스팅한 적이 있는데(위에 소개한 사진들 참조)
지금 보니 관련 사진은 출중(?) 하나 내용이 빈약한 것 같아 보충하는 차원에서 이번 포스팅을 준비했습니다.(오늘의 제작 동기죠.)
물론, 오늘 이야기는 사전적 정의가 아닌 벽사의 의미로 사용되는 태평화 문양의 스토리랍니다.
제가 고고학자도 아니고 고전 미술에 조예가 깊은 전문가도 아니기에 얄팍한 지식을 풀어놓은 것이니 부족한 부분이 있으면 많은 지도편달 부탁드립니다.
고견을 듣고 수정할 사항이나 보충할 내용이 있으면 보완하도록 하겠습니다.
태평화는 일반 서민이 기거하는 건물에서는 찾아볼 수 없고
주로 사찰(절)이나 궁(궁궐)에서 사용되었던 대표적인 문양입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바로 단청의 한 요소로 빈번하게 사용되었기 때문이죠.
아시다시피 단청은 일반 가옥이나 건축물에는 함부로 사용할 수 없었던 것이 관습이었고요.
혹 다음에 고궁이나 사찰을 방문하시면 기와 부분을 유심히 살펴보시면
위에 소개한 매화점이나 태평화를 쉽게 찾으실 수 있으니 관심을 갖고 찾아보십시오.
사찰(절)에서는 나타나는 태평화는
잡귀를 막는 벽사의 뜻이 있어 불교에서는 존귀한 꽃으로 깨달음을 얻은 부처를 상징하고 생명의 근원을 의미하는 천상의 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궁(궁궐)에서 나타나는 태평화는
잡귀를 막는 벽사의 뜻이기에 왕을 보호하고 액운을 막는 벽사의 의미로 사용되었습니다.
불교에서는 깨달음을 얻은 부처를 상징하고
궁에서는 왕을 보호하고 평안을 도모하는 최상의 꽃이 바로 태평화랍니다.
상징적 의미를 놓고 보면 꽃 가운데 단연코 최고의 꽃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형태는
연꽃무늬와 흡사한 형태를 취하며 4방, 6방으로 제작되었는데
연화문(연꽃무늬)이 주로 8방을 취하는 것과는 구별이 되는 특징입니다.
연꽃의 파생 디자인인 파련화와도 관련성을 유추해 볼 수 있으나
사료적인 접근을 해야 하니 이 부분은 최고의 전문가에게 설명을 부탁드려야겠습니다.
아이디젠은 이미지를 통해 여러분이 구분하실 수 있도록 작은 도움을 드릴 수 있는 수준이죠.
참고로 앙련은 단청에서 연의 잎이나 꽃이 위로 향해 피어난 모양으로 표현된 것을 말합니다.
꽃 중의 꽃은 목단(모란꽃)이라 하였으나
이는 회화에서 의미하는 바이고
그 꽃이 지닌 상징적 의미를 놓고 보면 "연화문(연꽃무늬)", "파련화", "태평화" 이 셋을 두고 논해야 할 것입니다.
"연화문, 파련화, 태평화"
이 세 가지가 상징하는 바와 관련성, 사료적 접근을 시도한다면 관련학과 석사 논문 수준 정도는 될 것 같습니다.
연화문 하나로도 논문 수준이 달라질 수 있는데 이 셋의 연관성과 가치 그리고 상징적 의미를 풀어본다면 학술적으로도 소중한 자료가 될 것 같다는 것이죠..
아이디어는 드렸으니 누군가는 시도해보시길 바랍니다.
저는 책을 쓰는 데는 관심 없고 오직 그림을 그리고 보는 데만 관심이 있답니다.ㅎㅎ
책을 펼 주변머리도 없고 학식도 미천하기에 감히 엄두를 못 낸다는 표현이 옳을 듯합니다.
'태평화'에 대한 기존 자료는 제 블로그 검색을 통해 추가적인 정보를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파련화'나 '연화문' 또한 제 블로그 검색을 통해 추가 정보를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연화문은 익숙한 문양이라 다들 쉽게 구분하시겠지만
태평화나 파련화는 꽤 생소한 단청 문양이라 낯선 분들이 많으셨을 텐데
두서는 없지만
우리 문양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셨길 바랍니다.
이상
문양의 상징과 가치를 찾는 디자이너 아이디젠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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