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적인 정서와 분위기를 담아 심혈을 기울여 제작한 용궁 일러스트 그림입니다.
초안은 부담 없이 윤곽을 잡기 위해 그린 것이지만 버전 1.0 본편은 누군가에게 감동을 줄 수 있어야 했기에 그만큼 부담도 컸습니다.
여기서 눈여겨 보실 부분은 버전 1.0이라는 것입니다. 이제 시작이라는 의미죠.
누군가에게는 부족한 모습일 수도 있고 누군가에게는 감동을 줄 수도 있는 버전입니다.
무슨 일이든 그렇지만 완벽한 것은 없고 호불호는 있기 마련입니다.
저도 조심스럽게 소개하느라 버전 1.0이라는 정한 것이고요.
오늘 그림 설명은 평소와는 다소 다른 분위기와 화법으로 풀어나갈 예정입니다.
단순히 그림만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그림 속에 스토리를 담았습니다.
몇몇 이웃님들은 많이 낯설게 느껴지실 수도 있는데 평소 쓰는 낙서와 굴귀들은 이런 표현법을 사용하기도 합니다.
"한국 용궁을 이런 모습 아닐까요?"
파도가 출렁이고 물고기떼가 음악에 맞추어 군무를 출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
열린 문틈 사이로 근엄한 용왕이 나와
누군가를 심판할 것 엄숙한 같은 분위기
어둠의 문을 향해 힘없이 끌려가는 누군가
호화찬란한 보물창고를 향해 기쁨에 넘쳐 뛰어가는 누군가
재단에 무릎 꿇고 안녕과 성공을 기원하는 누군가
실재하지는 않지만 미루어 짐작해 볼 수 있는 풍경을 담아내고자 했습니다.
꼭 대사가 있어야 서로의 마음이 통하고 꼭 인물들이 등장해야 상황을 파악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니까요.
우리가 음악을 감상할 때도 실제 그 곡이 주는 감동에 사로잡혀 감정이 함께 요동치듯이
그림도 충분히 인간의 깊은 내면에 숨겨진 감정의 소용돌이를 불러 일으킬 수 있고
존재하지는 않지만 바람과 기원을 담아 기도를 이끌어내는 힘이 있습니다.
실재하는 것이 아니지만 충분히 그럴 수 있을 것이라는 개연성을 표현하려고 노력한 작품입니다.
작가의 스토리가 있는 보는 이 즉 관객의 스토리도 상상해 볼 수 있는 작품입니다.
그 흔한 의인화된 용왕이나 용도 없고
용궁을 지키는 수문장도 없지만 그림 속에서 각각의 인물들을 상상해 낼 수 있도록 각 구성 요소를 담아냈습니다.
명작이 주는 깊은 감동과 감정의 하모니는 느낄 수 없겠지만
그림 속에 담고자 하는 작가의 기획 의도는 충분히 담아낸 작품입니다.
용궁 1A
빈 공간을 채우기 위해 산호초부터 담장까지 모두 적용한 용궁 모습입니다.
여기서 산호초는 단순히 바다에 살고 있는 산호초가 아닌 인간군상을 상징하기도 합니다.
바글바글 거리는 산호초 군락에서 저마다 지지 않기 위해 빛을 내기 위해 아우성을 치는데 이곳에서는 거친 빛을 차단했습니다.
적어도 용궁에서는 숙연해기를 바라서였습니다.
용궁 1B
1A가 너무 복잡해 보인다는 것을 감안하여 좀 깔끔하게 담장 내부만 표현해 보았습니다.
대기 인원들이 많이 줄어든 모습입니다.
문전성시를 이루던 인간군상들이 어느 정도 정리된 느낌입니다.
용궁 1C
담장을 없애고 특이하게 좌측은 너른 성곽 앞마당 느낌을 살렸고 우측은 바다의 느낌을 살렸습니다.
뭔가를 준비하기 위해 시범적인 시안입니다.
어설픈 공간 연출로 정리되지 못한 혼돈의 모습을 연출했습니다.
용궁 2
담장을 걷어낸 모습으로 다양한 분위기를 연출하였습니다.
산호초도 좌우를 언밸런스하게 배치하여 불규칙 속에 규칙을 담고자 하였습니다.
틈(여백)이 있는 공간과 틈이 없는 공간이 주는 차이도 담았습니다.
용궁 3A
안정감을 추구하는 분들을 위해 좌우 대칭을 맞추었습니다.
대신 담장과 문을 두어 조금 더 정돈된 느낌을 주었고요.
정형화된 사고와 정리된 질서를 보아야 안정이 되는 분들을 위한 질서와 규율이 적용된 모습입니다.
용궁 3B
우측에 거북선을 연출했습니다.
이번 작품을 위해 나름 머리도 새롭게 그렸는데 출연조차 못하면 서운해서 깜짝 이벤트로 출연을 시켰습니다.
이제 이 거북선은 소기의 성과를 거두었으니 우리 바다를 지키러 떠날 것입니다.
동굴 테마 1
스토리를 담고자 준비했던 '동굴' 테마입니다.
험한 세상을 벗어나 불현듯 찾아간 곳이 동굴이었던 어둡고 칙칙한 동굴을 벗어날 무렵
형형색색의 산호초들이 찬연히 빛나는 곳
그 끝자락에 문지기 문어가 방문객을 유심히 관찰하는 모습을 연출한 것입니다.
마치 전래동화처럼 이야기가 술술 풀리는 지점이죠.
정식 버전으로 올라오면서 일부 디자인도 수정되었습니다.
동굴 테마 2
용궁의 입구가 별도로 제작된 모습도 나름 스토리의 개연성을 만들어내는데 효과가 있는 것 같습니다.
문없이 바로 만나는 테마보다는 용궁을 상징하는 입구와 담장을 보면 용궁이 한결 '피안처'라는 느낌을 받을 수 있을 테니까요.
스페셜 단독형
스페셜 단독형 디자인입니다.
원래 이 그림은 주인공이 '용궁전'입니다.
나머지는 조연들이죠.
그래서 주인공만 따로 차출하여 에필로그 형식으로 제작한 것입니다.
용궁이라는 작품은 불교와 도교적인 세계관을 바탕으로 제작되었습니다.
있을 수 없다는 것을 과학적으로 뻔히 알지만 있었으면 하는 인간의 간절한 바람이 용궁의 존재를 유지하는 힘이 되고 있습니다.
마치 우리가 신을 숭배하고 경배하듯이 말이죠.
여기에 더해
솟대와 생명의 나무도 특별출연을 하게 되었습니다.
종교적인 혹은 도교적인 사상과 상징이 담긴 문양 형태의 나무들입니다.
이런 분위기와 의미 상징물이 필요한 분이 계셔서 특별히 준비한 자료입니다.
형태 자체가 무대세트나 공연배경으로도 적합한 구도입니다.
스페셜 단독형 확장판 디자인입니다.
바다 배경도 이 그림에 맞추어 수정하였고 화염문과 여의주도 등장시켰습니다.
용궁 4 완결
담아내고자 하는 모든 디자인 요소를 다 표현한 작품입니다.
심해의 해초처럼 표현된 것은 선초(먹으면 신선이 된다는 풀)를 상징합니다.
이 선초도 가볍게 제작한 것이 아니라 화염문(용의 몸에 있는 불꽃 무늬)을 제작하여 표현한 것이지요.
위의 그림에는 화염문, 여의주, 용의 뿔 이렇게 세 종류가 제작되어 있습니다.
화염문은 다시
순수한 불꽃 모양
구름 모양과 결합된 모양
뿔과 결합된 모양으로 나누어 제작했습니다.
화염문과 여의주는 아래와 같은 의미가 있기에 조연으로 등장시켰습니다.
화염문은 불행이나 재해를 막아주는 신비한 벽사의 힘이 있고
여의주는 빌면 만사가 뜻대로 된다고 하여 모든 일이 술술 풀린다는 의미를 갖습니다.
염원, 기원, 소원, 벽사, 액막이 등 전통 토속신앙에서 등장하는 각종 신비한 힘은 용 하나에 모두 포함되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입니다.
서두에서도 언급했지만 이 그림은 스토리가 담겨 있습니다.
그 스토리를 이어가기 위해 적당한 인물들을 배치하였는데
인물이 딸리면 작품성이 떨어지니 출연진도 나름 신경을 많이 썼습니다.
다음에 소개하는 확대된 이미지를 보시면 공감이 되실 겁니다.
성문도 대충 그린 것이 아니죠.
손잡이 하나까지도 신경을 썼습니다.
보이지 않는 부분이지만 이런 기초부터 신경을 썼다는 의미를 갖고 있지요.
돌담도 하나씩 쌓아 올렸고요.
초안에는 대충 패턴 처리를 했었거든요.
동상 받침대도 그렇고
장명등(불을 밝혀 사악한 기운을 쫓는 등) 역시 용의 기운이 물씬 나도록 제작하였습니다.
받침 부분과 상단에는 모두 보석을 사용하였고요.
용궁의 상징적 의미를 최대한 부각시켰습니다.
"다다익선"
용과 관련된 소재가 많아야 불필요한 부분은 덜어낼 수 있으니 최대한 많이 적용하였습니다.
길부분도 고전적인 돌길 이미지를 살려 제작했습니다.
원래 이런 부분은 눈에 보이지 않는 부분인데 세심함을 담았습니다.
이 그림은 좀 특별해서 말입니다.
이 공간 안에 무려 7가지 용이 표현되어 있습니다.
용궁은 용들이 사는 공간이니 다양한 용들이 표현되어야 할 것 같아 그동안 준비한 용도 활용하고 이번에 새롭게 제작도 했습니다.
이 용궁 그림 속에는 십 여 가지 용의 그림이나 문양이 적용되어 있습니다.
전통적이거나 우리에게 익숙한 용 위주로 표현하였습니다.
특히, 황금색의 향연이라 자칫 중국 궁전을 연상케 할 수 있어서 조심스러웠습니다.
중국 상해에 있는 황금사원을 연상시킬 수도 있어서 한국적인 건축물을 모티브로 제작한 것이랍니다.
황금 궁전이라는 제안에 브루나이 황금 지붕 모스크가 가장 먼저 떠올랐는데 다행히 여긴 지붕만 황금이라 염두에 둘 필요가 없었습니다.
실제 해당 모스크와는 1%도 닮은 구석이 없네요.
궁전의 지붕도 그렇지만 용의 느낌을 살리기 위해 인테리어 곳곳에 용의 기운을 담았습니다.
용의 상징성과 기운을 얻고자 하는 분들이 많아서 그분들의 염원과 바람을 담았습니다.
그동안 제작해두었던 고급 디자인 소스를 아낌없이 쏟아부었습니다.ㅎㅎ
향원정을 늘씬하게 늘려 놓았습니다.
원래 용이 또아리를 틀고 올라가는 모습을 연출하려고 이렇게 높게 제작했는데 용은 그냥 궁전 기둥에 넣는 것으로 대체했습니다.
주인공인 용궁전이 튀어야 하는데 향원정을 거대한 용이 또아리를 틀고 있으면 시선이 그쪽으로 돌아갈 것 같아서요.
향원정도 초안에서는 되게 어색하게 그려놓았으나
지금은 한결 세련되게 다듬어 놓았습니다.
꼭대기도 아주 인상적으로 표현해놓았고요.
일종의 종을 상징하는데 삼라만상의 생명들에게 깊은 깨달음과 진리를 전파하고자 제작한 것입니다.
진리를 설파하는 안테나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용궁은 세상의 진귀한 보물과 보배가 가득한 곳이라고 하죠.
그래서 손오공도 여의봉을 용궁에서 강탈(?)했다고 합니다.
그런 상징적인 용궁을 위해 보물상자, 보물창고도 준비해 봤습니다.
건물들 중간중간에도 보석으로 치장을 하였습니다.
뒤의 거북선도 등장을 기다리고 있네요.ㅎㅎ
안타깝게도 우정출연이라 지속적인 출연 여부는 불투명합니다.ㅎㅎ
이 그림에는 그동안 준비했던 많은 디자인 자료들이 대거 활용되었습니다.
궁궐 담장도 그렇고 바위도 그렇고 제작할 때는 이런 의도가 없었는데 인연이 되려니 여기에 쓰이네요.
해초도 화염문으로 이렇게 자연스럽게 표현했습니다.
설명을 해서 그렇지 그냥 해초라고 해도 믿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화염문이라는 것.ㅎㅎ
화염무늬는 몇 개만 제작해 두었는데 이번에 해초 느낌을 살리기 위해 추가로 늘렸습니다.
산호초도 하나씩 다 그리면 좋겠지만 거기까지 시간을 투자할 여력이 없어 산호는 구매한 자료를 편집하는 것으로 대신하였습니다.
양이 많아서 편집하는 것도 꽤 고된 작업이었습니다.
바다도 초안에 비해서는 많이 바뀌었습니다.
특히, 배경이 되는 산능선은 본래 백두대간을 작업하면서 초안으로 그려놓았던 것을 편집한 것이랍니다.
원작은 너무 복잡해서 활용하기가 곤란하고 보이지도 않아 초안을 이용했습니다.
파도 그림자도 심연의 분위기를 살리기 위해 별도로 제작했습니다.
보이지도 않는 작은 모래알갱이들이 표현되어 있는데 인간군상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것입니다.
굳이 눈에 띄지도 않는 인간군상을 담은 이유는 뭘까요?
심판받기 위해 기다리는 사람들
세파에 찌든 고난과 역경을 용왕의 영험한 기운을 받아 풀고자 하는 사람들
또한 인간이 얼마나 하찮은 존재인지를 상징하기도 하며
전체라는 큰 틀 안에서는 보이지도 않는 미미한 존재라는 것을 부각하고자 표현한 것입니다.
전체적인 스토리를 풀어보자면
우리에게 친숙한 고전 건축물을 용궁 분위기를 위해 확장하여 여러 가지 의미를 담았습니다.
궁전 마당은 입체감이 적용된 심판대가 중앙에 배치되어 있습니다.
여기에 서는 자는 용왕에게 심판을 받아
어떤 이는 좌측의 어두운 성문으로 들어가고
어떤 이는 우측의 보물창고로 들어가는 행운을 얻게 됩니다.
용궁은 잡스러운 잡귀나 악귀, 악운이 범접하지 못할 테니
사악한 기운을 몰아내고 인간의 원기를 북돋워줄 수 있는 선한 기운을 표현하고자
궁전 앞마당에 선한 기운을 상징적으로 표현하였습니다.
마당에 떠 있는 것들이 기운들이 보이시나요?
저는 신령 또는 영기라고 부릅니다.
전체적인 구도는 중앙부에 있는 용궁전에 집중되도록 하였습니다.
해당 그림이 오늘의 주인공입니다. 나머지는 모두 조연 및 보조출연이지요.
색감 구성도 보시면 그냥 금색 골드의 향연이 아니고 용궁전 입구로 빛이 모아지는 구도입니다.
용궁전과 그 앞마당은 신령한 공간이니 자연의 빛도 순응하는 모습입니다.ㅎㅎ
용은 악을 벌하고 복을 가져다 주는 신령스러운 영물입니다.
특히, 용왕은 그런 용들의 왕이지요. 용과 용왕이 사는 공간이라면 이런 기운이 가장 강할 것이라 상상하며 그린 것인데
다음과 같은 두 가지 부제가 있습니다.
부제1 : 용궁전 죄와 벌 심판의 날
부제 2 : 용궁전 성공과 재물운, 복을 주세요.
용의 특성을 잘 살린 부제입니다.ㅎㅎ
동굴 그림을 뺀 일러스트 원본 용량이 543mb입니다.
동굴까지 포함하면 670mb 정도 될 것 같네요.
얼마나 무거운 작업이 됐을 지 대충 짐작이 가는 분도 계실 겁니다.
이 작업 동안 종일 에어컨도 빵빵하게 돌려야 했습니다.
요즘 날이 더워서 컴퓨터가 발열로 헥헥 거리거든요.
저처럼 정신 나간 사람이나 이런 작업을 하지
정상적인 사람은 이런 무모한 작업을 하지 않습니다.
하지 않는 게 합리적인 판단이거든요.
화염문만 마무리 짓고 이제 좀 쉬어야겠습니다.
휴가 시즌인데 올 해는 한 번도 놀러를 가지 못했습니다.
이놈 완결해야 직성이 풀릴 것 같아서요.
P. S.
그림을 과학적, 논리적으로 이해하려 한다면
그림을 과학적, 논리적 기준으로 평가한다면
한국의 정체성을 그림으로 담는다는 것
그것도 상상 속의 세계를 구현하는데 한국적 정서를 담아낸다는 것
쉽지 않았습니다.
고민
고민
또 고민
여전히 명확한 답을 찾을 수는 없지만
적어도 가장 원하는 모습에 근접해 있다는 것
이게 오늘 소개하는 작품의 결론입니다.
여전히 미완이지만 현재의 기준으로는 완성에 가까운 작품이지요.
과한 용량으로 인해 더 추가적인 작업이 어렵다는 것이 아쉽네요.
일부러 효과는 최대한 자제 했는데도 워낙 많은 엘리먼트들로 인해 용량이 거대해졌습니다.
초안이 된 원안은 고작 50mb 정도였는데 본 작품은 무려 543mb 이상으로 11배 정도 커졌습니다.
그래도
훗날 하드웨어 스펙이 탁월하게 발전한다면 더 많은 것을 담아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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